연평도는 눈물의 땅이다. 서해교전이 일어난 곳도, 이번에 집중포격을 받은 곳도 연평도이다.

한반도 위로 포탄이 날아든 것은 1970년대 이후 최초라고 한다. 현 상황이 그만큼 심각한 사안인 것이다.
폐허가 된 연평도 민가

ⓒ옹진군청
























누가 이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런 모습은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대개 이런 곳들의 점유물이 아니었던가...


북한이 남한을 향해 포격을 시작한 이상 앞으로 그 이상의 도발이 없으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북한은 중동의 분쟁지역만큼 한반도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누가 이렇게 한반도에 매파가 득세하도록 방조하였는가... 김정은 체제를 보좌할 당과 군의 간부들이 대미, 대남 교섭통이라고 안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는 정말 북한 정세를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인가... 과연 이 사태를 단순히 보수정권 흔들기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냐는 말이다...

과거 김영삼 정부 당시 영변 핵사태로 인한 극단적인 북미간 전쟁 위기에서도 남한의 보수 정부는 전쟁만큼은 피해보자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리고 비록 김영삼-클린턴의 파트너가 모순적이었음에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명박-오바마의 파트너쉽은 과거 김영삼-클린턴의 그것만 못하다. 과연 미국은 북의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 이명박 정부에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목표는 있는가...

G20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는 북을 향한 유화 제스쳐를 광범위하게 흘렸다. 남북정상회담이라든지 이산가족 상봉이라든지 남한도 북한에 대해 강경일변도로 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다 G20을 앞두고 국제적 치적이 망가질 것을 두려워한 대북 관리적 허언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는 아직 남북정상회담의 의지도 없고 북한을 향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도 더 나아진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이 김영삼 정부 시절의 것보다 진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황은 달라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겪으며 남한 정부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의 정책을 무로 돌리는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완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대북정책에서 보수주의 정책은 첨가해야 하는 것이지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현상유지는 대안이 아니다! 김영삼 정부만큼 한다고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그만큼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지났고 더 나아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거듭된 실언과 자가당착적 대북정책에 대해 비정상국가 북한이 폭발했다. 애한테 사탕을 준다고 거듭 약속해도 거짓말이라고 탄로나면 결국 애도 어른을 때린다. 북한이 남한 정부에 출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동안 자신들을 이용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남한 정부에 출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동안 자신들을 이용해서 치적을 세운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삼면초가... 제발 이명박 정부가 지혜와 기개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북한의 이번 연평도 폭격은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북한은 이를 통해서 장단기적으로 전략적 우위에 설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남한 내의 매파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미 현 정부에 부담이 되었던 여러 이슈들이 이 사건 하나로 다 뭍혔다. 야당은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고 나섰다. 국민의 생명 앞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국론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쉽게 이목을 끌었을지 모르지만 분명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감행하는 등 도무지 정상국가로 이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거듭된 도발과 수십년 째 바뀌지 않는 외교수단은 그들을 더욱 고립시킬 뿐이다. 이명박 정부가 나은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라고 미국이 대화에 나서기를 요구한다면, 분명히 북한으로서도 폭격이 아닌 다른 수단을 사용했어야 한다. 남과 북의 이 이질감의 해소는 비단 남한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부디 꽃다운 나이에 숨진 두 장병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큰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한다...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북한은 심판 받을 것이다...
또한 공포에 질려 수십년을 살고 있는 연평도 주민에게 합당한 보상과 대책, 그리고 진정한 평화의 보상이 있기를 기도한다...

ⓒ 해양경찰청